'코스닥 떠날 결심'…1등 에코프로비엠까지 짐싼다는데

입력 2024-03-03 09:00   수정 2024-03-03 09:18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사하는 코스닥 우량주가 늘고 있다. 작년에만 5곳이 이전을 마쳤고, 올해는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과 3위 HLB가 옮긴다. 코스피로 옮긴다고 주가가 상승을 보장받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전상장 행렬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코스닥의 변동성을 피하고 기업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이전상장 카드를 꺼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코스피 이전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은 다음 달 26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진행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3위 HLB도 코스피로 옮길 예정이다. 작년 12월 열렸던 임시주총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승인의 건'이 가결됐고, 현재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상장예비심사 신청일 기준)에도 SK오션플랜트(옛 삼강앰엔티),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 포스코DX, 엘앤에프 등 5곳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떠났다.

코스닥 시장을 떠나기로 결심한 회사들은 그 이유로 '기업가치 제고'를 꼽는다. 코스피로 이전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HLB 모두 코스피200에 특례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종목이 상장 후 15거래일 내 일평균 시가총액이 상위 50위를 유지하면 코스피200에 특례 편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그대로 에코프로비엠과 HLB가 유가증권시장에 편입하면 각각 시가총액 12위와 35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건 '기대감'에 그칠 수 있다. 이전상장이 꼭 주가상승을 보장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이전상장일부터 전날까지 SK오션플랜트(-40.41%) 비에이치(-39.89%), NICE평가정보(-10.83%), 포스코DX(-27.09%)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엘앤에프(6.46%) 정도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다. 2018년 셀트리온도 이전상장 직후엔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이전상장 1년 뒤 주가는 이전상장일 대비 23.84% 하락했다.

이처럼 코스피 이전상장의 주가 상승효과는 불확실하다. 그런데도 코스피 이사 행렬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긍정적 인지도'가 꼽힌다. 코스닥은 코스피의 하부리그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또 코스닥 시장을 기업의 본질적 가치보다 단기성 호재를 활용해 수익을 노리는 '단타 시장'으로도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HLB 관계자는 "대형 투자자와의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코스피로 이전 하는 것이 자금조달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리보세라닙 승인을 앞둔 지금 코스피로 옮겨야 기업가치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리보세라닙은 HLB가 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을 이전상장 이유로 언급한 관계자도 있었다. 개인 투자자가 많은 코스닥 시장 특성상 변동성이 크고, 변동성이 크면 주가 관리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작년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을 살펴보면 개인은 약 86%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10%, 기관은 4%에 불과했다. 개인 투자자는 단기 투자에 나서는 비중이 커 변동성이 크다.

과거 이전상장을 검토했다는 코스닥 상장사의 관계자는 "이전 상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코스닥은 기초체력(펀더멘털)보다 테마, 모멘텀 위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안정성을 추구하는 회사엔 부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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